비트를 보고나서 - 파괴되는 우리네 삶이여... (97.10.12)

비트를 보고나서 - 파괴되는 우리네 삶이여...


97. 10. 12


문 태 준 (taejun)


간만에 비디오방이라는 곳을 갔다. 무슨 영화를 볼까 하다가 그냥 집 어든 것이 비트.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닌데 요즘은 한국영화를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정우성 주연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고요즘 비디오 가게에서 잘 나간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고이에 대해서 나도 그저 재 미난 영화나 하나 보지 그런 생각으로 보게 되었다. 그런데영화를 보 고난 후에는 이런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생각외로 영화를 깔끔하게 잘 만들었고 나름대로의 주제의식이라고 할까 그런것도있다고 느껴졌다.대중성도 있고 나름대로의 예술성(?)도 있다고 해야 할까.


주연은 정우성, 조연은 그저 만능 엔터테인먼트라고 알려진 나에게는 그다지 관심없던 임창정이었다. 임창정에 대해서 다시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처음 볼 때의 생각은 그저 정우성의 이미자와 연결하여 젊은이들 의 반항을 즐겁게 오락영화로 만들었겠니 생각을 했다.


-정우성과 임창정의 만남... 불량 청소년은 누가 만드는가?

첫 시작은 정우성과 임창정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둘다공부에는 뜻 이 없고 싸움이나 하는 말그대로 불량 청소년이었다. 그 둘의 싸움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정우성이 알게 되어 언제나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고소영이 출연한다. 고소영이 정우성을 경매를 통해10만원에 산 다. 그래소 고소영과 정우성의 만남은시작된다. 이것이 나이트장이었 던가? 그러나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지만 이들의 학교생활은 철저한 억 압의 장이다. 잘못했다고 선생님에 의해서 인간이하의 대접을받고 폭 력적으로 철저히 짓밟힌다. 고소영 친구인 한 여고생은성적에 짓눌려 결국 지하철에서 자살로 그의 삶을 마감한다. 정우성과임창정 그리고 고소영은 여기에서 단순히아무 생각없이 무한정한자유를 추구하고 놀기만 좋아하는 불량 청소년이 아니라 희망과 꿈을 주지 못하는 학교 생활에서 절망하고 입시와 대학에 중압감에 짓눌려 파괴당하는 인물들 이다. 고소영은 말그대로 잘나가는 날라리 여자애같지만 실제로는 집안 의 강제에 의해서 철저하게 대학가는것만을 목표로 삼지만 정신병원 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정우성은 이 사실을 모르고 헤어지게되며 어 느덧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부딪치게된다. 정우성 의 친구 한명이 있는데 그는 폭력조직에서 일을 하다가 교도소에 간다.


-기본적인 생존권마저도 짓밟히는 우리네 삶....

정우성과 임창정은 졸업을 하고 그래도 자신의 노동으로,자신의 땀 으로 생활을 하기 위해편의점에서도 일을 하지만그 어느 곳에서도 자신들을 받아주는 곳은 없다. 둘은 조그만 포장마차를 시작한다. 그런 데 이렇게 소박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꿈마저 앗아가는사람들이 있다.그것은 바로 약한 이들을 등처먹는 깡패들이다. 권리금이던가. 이 깡패 놈들이 와서 200만원을 요구하고 마음같아서는 다 한방에 보낼수 있지 만 정우성과 임창정은 참고 그들이 요구하는대로 해 준다. 티껍고 보기 싫고 참기 싫지만 세상은 원래 그렇게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돈 을 준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들이 샀던 포장마차는사기꾼이 무허가로 지어서 이들에게 팔아먹은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철저하게 능멸하는 자들. 정말 치사에 왕왕치사한 놈들. 이들의 포장마차는 구청측에 의해 서 처참하게 파괴되고 이들의 생존권도사기꾼들에 의해서 같이 파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임창정은 감정을 참지 못하고 철거반을 칼로 찔러 서 감방에 가게 된다.

그 사이 고소영은 정신병원을 나와서 정우성에게는 외국에 나가있었 다 거짓말을 하면서 다시 정우성에게 나타난다. 고등학교때만났을 때 고소영이 준 삐삐. 이것을 정우성은 계속 간직하고 있었고 시간이 지나 도 고소영과 정우성을 유일하게 연결해주는 끈이 된다.고소영은 집을 나오고 산꼭대기 허름한 임창정과 정우성의 집으로 들어간다.


-복수. 돈을 얻기 위한 폭력조직 가담. 그리고 죽음...

정우성은 포장마차마저 빼앗겨버리고 임창정이감옥으로 가자 예전 에 돈을 뜯었던 깡패들을 소탕(?)하기 위해서 당구장으로 가고 멋진 액 션으로 복수를 한다. 그러나.... 보통 액션영화에서와는 달리그 복수의 끝은 다시금 그에게 보상금을 요구한다. 정우성은 친구이고끝없는 우 정은 가지고 있었지만 폭력조직과는 거리를두었었는데 다시 그 친구 를 찾아간다. 오직 돈 때문에. 이렇게 해서 폭력조직과 인연을 맺게 된 다. 여기서 돈을 모아 고소영과도좋은 집에서 살게 되지만고소영은 막연한 불안감을 갖게 된다. 여기서 눈여겨볼것이 폭력조직이 철거용역 깡패로 나서는 것도 나오는데 이것은 어느정도 감독의 의도가 있지 않 았나 생각이 된다. 정권과 폭력조직이 결탁이 되어 인간의 살 권리마저 도 앗아가버리는 우리네 상황들. 결국 폭력조직의 싸움과관계되어 정 우성의 폭력배 친구, 임창정과 정우성은 모두 죽음으로써영화는 끝이 난다.


-사회구조에 의해서 소외되는 우리네 삶이여

정우성과 임창정, 고소영은 물론영화의 재미를 위해서영웅적으로 그려진 것은 있지만 바로 우리네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다. 인간을 인간 답게 하지 못하는 어릴때부터의 교육에 의해서 꿈과희망을 빼앗긴다.그들은 땀과 노동으로 삶을 살아가려하지만 권력과 결탁한 폭력배들에 의해, 기본적인 생존권마저도 보장하지 못하는 권력에 의해그들의 삶 은 철저히 파괴되고 죽음으로서 끝을 맺는다. 그들을 앗아간 것은 그들 의 게으름과 무지가 아니라 바로 저 사회 구조였던 것이다.물론 영화 의 흥행을 위해 극적 재미를 붙인것은 있지만 극적 재미를 환상으로 부터 허구로부터 가져온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으로부터 가져왔기에 감동이 있고 호소력이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적어도 나쁜 영화처럼 보 여주기만 할뿐 그 무엇도말하지 않는 것보다는휠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현실, 인간의 삶이들어갔을때 영화나 드라마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소외받는 사람들이,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노동으로 삶을 만들려는 사람들이모이고 하 나가 되어 힘을 모아 이윤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를 바꾸어내고 변화시 켜 내야 한다는 것이다. 반항이아니라 조직화되고 정치와 사회, 경제 의 주체로 서야지 그것이 단순한반항이나 단순한 복수로 끝맺음되면 안 될 것이다.


간혹가다 예상하지 않았던 곳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얻는 것은 참 기쁜 일 같다.


일요일, 사무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