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Ver2.0 연영석 다큐멘터리를 보고와서 (2008.6.16)

필승 Ver2.0 연영석 다큐멘터리를 보고와서...


기획 제작            태준식
촬영                   신임호, 박정현, 조세영, 태준식
출연                   연영석
                         고명원
                         미등록이주노동자 검구릉
                         코스콤 비정규 노동자
                         레이크사이드CC 노동자
                         KTX 여승무원 노동자
                         이랜드 비정규 여성노동자


감독소개 : 태준식. 건국대학교 영화패 '햇살'에서 활동했고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시작했다.
<총파업 투쟁 속보>(1997), <인간의 시간>(2000), <마마노동자들>(2001),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2005) 등을 연출했다.  

ㅇ  필승 Ver2.0 연영석
토요일에는 필승 Ver2.0 연영석 다큐멘터리를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보고왔다.
개인적으로는 연영석씨의 노래를 가끔씩 밖에서 들어본 편이고 2006년 발간된 "대한 인디 만세 : 한국 인디 음악 10년사"라는 책을 재밌게 보면서 관심을 가지고 있던 가수였다. 연영석씨가 가끔 공연을 하는 홍대클럽빵은 주로 모던락 음악을 하는 곳으로 제작년부터 작년에 가끔씩 음악을 들으러 가던 곳이기도 하다.
참고로 홍대클럽 빵은 한달에 한번씩 독립영화상영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96년말부터인가 홍대클럽을 다니면서 지금까지 이것저것 조금씩 인디음악을 듣고 있는 편이고 지금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다.

ㅇ 이랜드, 코스콤, 이주노동자, KTX 등
이 다큐멘터리는 이랜드, 코스콤, 이주노동자, KTX 등 밀려가고 쫓겨나는 이들과 함께 노래하는 연영석씨와 그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1집부터 3집까지의 노래를 각 장면장면마다 함께 배치하여 보여준다.
그런데 만약 이 다큐멘터리가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담은 다큐멘터리였다면 그냥 재밌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아니라 그러한 현장에 열심히 결합을 하면서도 노래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문화노동자, 민중가수의 삶을 담아내는 것이었는데 이러한 점에서는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다.

ㅇ 인디음악
지금 이 시간에도 홍대의 많은 클럽에서 수많은 젊은 가수들이 주류음악세계에 편입되지 않고 자신만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노래를 하고 있다.
이것을 인디 음악이라고 부르며 인디 음악은 외향적으로는 거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하고 내적으로는 간섭받지 않는 '창작'을 위해 뮤지션 스스로가 선택한 독립적인 '태도'를 뜻한다. 자본의 논리에 따라 팔릴것 같은 상품만 판매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개성과 감각을 지닌 가수들이 한국 대중음악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인디음악은 반드시 저항적인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그들의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음악이다.

ㅇ 민중가요
연영석이라는 가수는 그래서 민중가수이면서도 인디음악을 한층 풍요롭게 만드는 위치에 있는 가수이다.
물론 모든 민중가요들이 다 그런것은 아닐 것이겠지만 내가 민중가요에 가지는 아쉬움은 집회에서 선동의 도구로서만 머물고 있다는 아쉬움이다.
민중가요라는게 길거리에서 투쟁하고 싸울때만 들을 수 있는것은 아니지 않을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노동자로서, 농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 돈과 이윤추구만 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수많은 비애와 괴로움들, 그러한 다양한 삶의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노래가 진정한 민중가요가 아닐까.
아니 민중가요라고 규정하기 이전에 예술이란게 당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반영하고 그것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노래도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그 감정들을 담아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네 일상생활에서 함께 누릴 수 있는 기존의 민중가요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거꾸로 기존의 인디음악이 꼭 사회지향적인 발언을 하라는 것은 것은 아니지만 임금노동자로서, 경쟁만을 요구하는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애를 좀 더 담아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생기는 것이다.

ㅇ 우리를 따스하게 위무해주는 음악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연영석씨도 한편으로는 싸우는 사람들의 힘을 북돋워주기 위한 노래와 함께 자신의 여러가지 고민을 담은 노래들을 만들고 부르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집회같은 곳에 가면 힘찬 투쟁의 힘을 북돋워주는 노래만을 요구할 것이고 자신이 하고싶은 노래는 막상 그런 자리에서 꺼내기 힘든 상황은 있을 것이다.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민중가요에 대한 왜곡된 모습때문에.
그런데 지금의 이 다큐멘터리도 투쟁의 현장에서 힘차게 살아가는 가수와 우리가 처한 암울한 현실은 담아낼 수 있었겠지만 정작 음악에 대한 고민은 담아내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물론 필승도 중요하지만 지치고 힘들때 우리를 따스하게 위무해주는 음악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필승 Ver2.0 연영석 다큐멘터리에서도 음악은 그저 하나의 도구나 수단만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한다.

연영석씨의 노래에서 이야기를 한대로 밥만먹고 살수는 없다. 투쟁만 하면서도 살 수도 없다. 항상 힘차게 살수도 없다. 때론 지치고 때론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현실이다.
항상 필승만 있는 것도 아닐터.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인데 치열한 노동현장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로서만 아니라 이러한 일상과 함께 하는 가수로서, 문화예술적인 이야기와 고민들도 함께 그려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ㅇ 참고자료
대한 인디 만세  (한국 인디 음악 10년사) 박준흠| 세미콜론| 2006.09.08 | 416p | ISBN : 8983713224

문화예술 흥보, 정보, 비평 & DB - 가슴네트워크에서 몇가지 글들  http://www.gaseum.co.kr/
[RADIO] 2001년 올해의 노래 - 연영석, 델리 스파이스, 허클베리 핀, 코스모스, 오소영 등
[RADIO] 2005년 올해의 노래 - 다방, 싸지타,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연영석, 손병휘 등
연영석 [숨 The Breathe](2005/맘대로레이블)

연영석씨 홈페이지 http://www.lazyblood.com/

홍대클럽빵 http://cafe.daum.net/cafebbang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http://cafe.naver.com/indiespace.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