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평등과 여성화장실 (2005.3.13)

형식적 평등과 여성화장실
2005.3.13 늦은밤에
문태준

ㅇ 남녀공용화장실
어제 술집에 갔다. 규모는 아주 작지는 않은데 화장실이 남녀공용이었다. 여자들이 화장실 가려면 짜증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신문에서 우연히 본 기사가 생각이 났는데 경기도에서 건축물을 지을때 남녀 화장실 비율을 조정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찾아보는데 잘 나오지가 않는다. 대신 다른 기사가 하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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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47&article_id=0000057056&section_id=102&menu_id=102
여성 화장실에 대변기가 더 많아야 하는 이유
[오마이뉴스 2005-01-19 23:49]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공중 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이에 따르면 각 시·도에 공중 화장실을 설치할 경우 남성 화장실의 대소변기 수와 여성 화장실의 대변기 수가 최소한 같거나 여성 화장실을 더 많도록 해야 한다. 남성(46초)보다 여성(79초)이 용변을 보는 평균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25&article_id=0000546889&section_id=102&menu_id=102
기다리고… 기다리고… 여성 화장실 아직도 북새통
[중앙일보 2005-03-12 10:03]
 2002년 한.일 월드컵 준비가 한창이던 2000년 2월. 서울시.대구시 등 주요 자치단체와 문화 시설 등 여성 화장실을 대폭 늘려 선진 문화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본지가 2000년 1월(24~27일) 여성 화장실 확 바꾸자시리즈를 내보낸 게 계기였다. 여성의 화장실 평균 이용시간(3분)은 남성(1분24초)보다 두 배 이상이지만 공중화장실의 변기 수는 거꾸로 남성용이 두 배나 많아 여성이 겪는 불편함을 조명한 기사였다. 그러나 자치단체가 전시 행정에 급급하고 사회적 관심이 사라지면서화장실 성차별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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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관계자는 "월드컵 이후 화장실 개선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어 계획대로 시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녀 변기 비율을 1 대 1.5로 쇄신하겠다(2000년 2월)고 선언했던 대구시의 관계자는 "당시의 문서를 모두 파기해 개선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물론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하철.놀이공원.백화점 등의 화장실이 깨끗해졌고 남녀 변기 비율을 정한 법률이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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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들을 보니 작년 7월달이 법이 바뀌면서 여자 화장실을 남자 화장실과 동일하거나 더 많이 설치해야 하는 식으로 바뀐 것이다. (여기서 기존 건축물은 제외) 화장실 평균 이용시간이 남성은 1분24초이고 여성은 3분으로 두배가 차이가 난다. 미국 캘리포이나주는 1대 2로 법제화가 되어있다는 정보이다.

ㅇ 형식적 평등과 여성 화장실
형식적으로는 1:1로 만들면 평등하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산술적 수치로 사람마다의 차이점이 빠져있다. 물론 그나마 현재는 형식적인 평등마저도 화장실에 있어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성에 따라, 민족에 따라, 지역, 장애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점들이 있고 이러한 것들을 인정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들이 필요하다. 이는 차별을 하는게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성에 따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여 화장실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러한 것이 실질적인 평등일 것이다.

ㅇ 형식적 평등과 실질적 평등
위에서 보듯이 형식적 평등만 고려한다면 실제로는 사회적인 차별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이것은 굳이 여자 화장실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호주제법이 바뀌면서 일부 여성과 관련된 법도 바뀌었는데 여기 내용을 보면 여자는 이혼후 6개월 이전에 재혼하는 조항이 없어진 것도 있다. 지금의 사회가 성이 문란하고 어쩌고 하는둥 하는데 정말 옛날 이조시대때나 있었던 내용이 아직도 버젓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ㅇ 실질적인 평등에 대하여
이것이 어찌 화장실이나 재혼금지 조항 뿐이겠는가. 형식적으로는 자본가와 노동자는 평등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노동자는 자신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동력을 팔아야하기에 자본가와의 계약에서 자신의 성질도 굽혀야 하고 부당하더라도 자본가가 제시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것 때문에 노동법이라는 사회법이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평등하지만 실질적인 불평등이 있기에 이러한 것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사회법이다. 그러기에 자본가가 노동자를 해고하려면 일정한 법적 요건을 갖추어야 하지만 노동자는 자기가 원하면 사표내고 나오면 된다.
전세와 관련해서도 형식적으로는 평등하지만 그대로 두면 실질적인 불평등이 존재하기에 임대차보호법을 통해 2년의 기간을 세입자에게 보장하고 있다. 쉽게 말해 주인이 나가라고 하더라도 세입자는 2년동안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입자가 원하는 경우에는 중도 해지가 가능하며 계약해지 3개월 전에 임대인에게 통보하면 된다.

ㅇ 장애인 사례
이러한 문제의식은 장애인 관련하여서도 적용할 수가 있다. 현재의 교통체계에서는 장애인들이 원하는 곳으로 제대로 이동할 수가 없다. 당장 버스를 타는데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저상버스가 도입되고 있고 장애인 또한 우리 사회의 한 부분으로 그들이 이동권과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방송의 경우에도 시각 장애자나 청각 장애자에 대한 배려는 아직 부족한 편이다. 이는 웹이나 인터넷에도 포함이 된다. 전세계적인 IT 강국, 코리아를 말하고 인터넷 인구 이천만을 말하지만 정작 여기에 장애인들은 빠져있다. 아마도 장애인들은 위대한 나라 코리아의 국민이 아닌가보다. 물론 예전보다는 조금씩 나아져서 정부기관 홈페이지에서도 시각, 청각 장애자들에 대한 배려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ㅇ IT 사례 - 인터넷 뱅킹, 홈페이지 제작 등
이러한 것은 IT에도 적용이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리눅스나 다른 운영체제에서는 인터넷 뱅킹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는 SSL 등 전세계적인 표준을 이용하지 않고 오직 특정 운영체제나 특정 브라우저에 종속되도록 개발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리눅스나 매킨토시 쓰는 사람들은 정식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보다. 물론 리눅스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불만을 많이 토로하는데 이것이 단지 리눅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차별이라는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웹을 개발하는 사람들도 실제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표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데도 이를 기반으로 해서만 만들고 테스팅을 한다. 다른 브라우저를 쓰는 사람도 웹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 실은 거꾸로 공개적인 표준을 지키지 않았는데도 사회 대부분이 이러한 비표준에 맞추어 가는 엉뚱한 상황이 지금 우리 나라에서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는 MS의 운영체제의 독점력을 이용한 부당한 시장독점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한다.

ㅇ 실질적인 평등을 위하여
위의 몇가지 사례에서 보았듯이 우리네 삶은 다양한 차이가 있으며 그러한 차이를 차별이 아닌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이것은 한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평등이란 것은 화장실 문제처럼 남녀의 비율을 똑같이 하는게 아니라 차이가 있는 부분까지 고려하는것이 진짜 평등이고 실질적 평등이다.
좀더 평등한 사회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