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육공동체 사례를 듣고 와서..

저는 수도권에서 IT일을 하다가 2019년 초에 초등학교 들어가는 쌍둥이딸과 함께 남원시 운봉읍 행정마을로 이사온 사람입니다.
2020.2.9(일) 에는 산내 학부모모임에서 하는 "더나은 마을교육을 상상하자 - 완주 고산면 마을교육공동체 사례" 를 들으러 갔습니다. 간단한 소감을 적어봅니다. 2019년도 봄에 남원 자연드림 2층에서 숟가락 공동체 초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때 참가를 했었는데 여기도 같은 동네였네요.

마을교육공동체 사례

1시간 정도는 완주 고산면 마을교육공동체 사례를 들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 어떻게 이런 고민이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전을 해 왔는지 설명을 들었습니다.
초등학교들이 폐교가 되려고 하자 학부모들이 나서서 학교를 살립니다. 학교를 살리면서 마을이 살고 마을이 살면서 젊은 사람들이 더 모여듭니다. 그러면서 중학교도 살아나고 2017년도 고산고도 공립형 대안학교로 전환를 합니다.
마을에서 협동조합이 방과후학교를 운영합니다. 강사들이 초반에는 외부에서 왔다가 점차 지역 강사로 바뀝니다.

재밌거나 기억나는 것

고산군에서 교육공동체 등에 지원을 할 때는 꼬리표가 없다고 합니다. 해당 단체를 믿고 맡기는 것이지요. 그리고 매년 꾸준히 지자체 차원에서 알아서 지원을 한다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마을의 속도와 행정의 속도는 다르다. 무엇이든 공적인 차원에서 운영하면 좋겠지만 그럴 경우 마을의 상황을 모른 채 일이 추진될 수도 있고 형식적으로 관료적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예전에는 민간조직들이 했던 역할을 지자체에서 받아서 중간지원조직에서 하는 경우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는 오히려 없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민관의 관계는 쉽지 않네요. 공적으로 진행을 하면서도 자발성을 키우는 방법...
마을이 교육의 주체가 되는것. 서포터가 아니라 이런 중간지원조직의 파트너가 함께 되어야 한다. 이 부분을 많이 강조하였네요.

고래 청소년센터

완주군 고래 청소년센터의 경우 저녁 6시까지는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알아서 자율적으로 놉니다. 저녁에만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그렇지만 청소년만 올 수 있는 것만은 아니며 마을시민 누구나 오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이 공간은 다음의 역할을 합니다.
대안문화공간, 학교 밖 학교, 마을도서관, 커뮤니티 허브

그러면 청소년센터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동네 편의점이라네요.

청소년센터의 공간을 만들 때도 공간은 아이들이 직접 어떻게 쓸지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저녁까지 놀면 어떻게 집에 갈까 했더니 완주의 500원 택시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시골은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교통권, 이동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청소년이나 노인들이 어디 가는 것은 정말 힘든 상황이지요.
와이파이는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개방을 해 놓는데 게임만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토론

산내에서 진행하는 여러 사업과 현황을 간단히 들었습니다.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에서 청소년공간 부분, 작은학교, 산내들 방과후학교,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 등.
제가 아직 이 지역에서 산지 얼마 안되어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신활력플러스사업" 등은 낯서네요.

아무튼 산내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을 통해서 지역에서 아이들, 청소년이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산내주민들도 참여를 했나 보구요.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에서도 공간을 요청하고 청소년들과 함께 공간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 대표님은 어떻게 우리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 고등학교 교육 등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했습니다.

산내들 방과후학교는 주로 3-4학년이 다니지만 제한은 없다고 들었습니다. 학교방과후는 기능적인 프로그램이라면 산내들 방과후학교는 예술교육, 문화경험을 중요시해서 수공예, 목공예, 목공, 요리, 의식주 관련한 수업이면서 예술적인 수업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왜? 하는가? 그 과정을 중요시 한다고 합니다. 학교 방과후는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고 하네요. 거기에 학원에 + 알파. 또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제한이 없다고 합니다.

작년에 인월에 소득 상관없이 갈 수 있는 "다함께돌봄센터"가 만들어졌는데 아직 초창기이다보니 아쉬운 점들이 있나 봅니다. 돌봄센터든 공동육아나눔터이든 학부모 참여가 힘들다는 부분을 여러분들이 의견을 주셨습니다.
공적 지원을 받되 안 밀릴 맷집을 어떻게 만들건인가 고민.

방과후학교 같은 것을 지역에서 하려면 직접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교육공동체가 힘을 가져서 관에서도 자연스럽게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완주에서 활동하면서 아쉬운 점은 중간지원조직이 예전에는 민관을 연결하는 역할이었는데 지금은 이 부분이 약해졌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나오며

아이들을 시골에서 키우자고 왔지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친구도, 공간도 없는 현실입니다.
그냥 놓아두면 알아서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됩니다.
공동육아어린이집을 1년정도 다녔고 여기 와서도 육아모임을 하는데 일부러 신경쓰고 움직여야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아이들도 친구를 만날 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