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을 읽으며

작년에 읽었던 책들을 보니 역사와 관련한 책이 많았습니다.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박광일, 최태성 지음),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메이지 유신과 일본의 근대화, 거꾸로 보는 고대사 : 민족과 국가의 경계 너머 한반도 고대사 이야기(박노자 지음), 대한민국 원주민(최규석 만화). 대변동-위기, 선택, 변화(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여러 역사책들을 읽으며 느꼈던 몇가지 단상을 적어 봅니다.

  •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역사를 함께 보는 것이 필요
    "거꾸로 보는 고대사 : 민족과 국가의 경계 너머 한반도 고대사 이야기" 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부분입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다시 한국사 책을 보았는데 현재의 관점(단일민족, 단일국가)에서 과거 삼국시대, 남북국시대를 볼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라가 고구려 침략의 위협을 받고 당나라의 힘을 빌립니다. 신라의 침략에 맞서 백제의 생존을 위해 일본이 와서 싸웁니다. 우리는 일본을 생각하면 임진왜란과 일제시대만을 생각하며 분노를 하지만 이렇게 백제의 생존을 위해 싸웠던 일본도 있습니다. 원나라 몽골이 우리를 지배했을 때는 우리가 원하는 것는 아니었지만 거꾸로 우리가 몽골과 함께 일본을 침략하려던 시도가 있었습니다.

  • 국제정세의 변화흐름을 읽어야
    삼국시대 삼국간의 관계나 주변국과의 관계를 보면 상황에 따라 계속 변합니다. 때로는 적으로 때로는 친구로 싸우기도 하고 협력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국제정세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무조건 과거를 추종을 하면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가 떠오르는것을 제대로 읽지 못해 청에 의해 침략을 당한 역사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과거 명나라를 떠받들던 사람들이 아마도 친일파가 되고 친미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는데요. 러시아, 일본, 중국, 미국 등 여러 강대국과 함께 생존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떤 한 나라에 과도하게 기대는 것도, 관계를 악화시켜서도 안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대변동은 현대의 일곱 국가에서 지난 수십년 동안 일어난 위기와 그에 대응한 선택적 변화를 비교하며 이야기식으로 써 내려간 책입니다. 핀란드, 독일, 일본, 인도네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칠레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잘 모르던 여러 나라의 역사를 읽어나간다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복지국가로 알려진 핀란드가 소련 바로 옆에 있으면서 침략을 당했던 역사도 알게 되었고 동아시아에서 공산당의 활동이 활발했던 인도네시아에서 어떻게 독재자가 등장했는지도 알았습니다. 독일과 일본에서 1960년대 후반 왜 그렇게 학생운동이 폭력적 성향으로 바뀌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침략 전쟁의 책임자인 부모세대에 대한 불신, 부정)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면서도 다르게 행동하는 독일과 일본도 비교를 할 수 있었습니다. 칠레의 경우 아옌데 정권에 대한 비판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책 내용만 가지고는 정확하게 그 당시 현황을 알 수 없어서 그렇게 공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대변동에서 개인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 12가지, 국가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 12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개인적으로 와 닿은 부분은 위기 상태의 인정(국민적 합의), 정직한 자기평가, 과거에 경험한 위기에서 배우는 부분입니다. 역사에서 배우고 현재 처한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 그것을 가지고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은 역사 공부가 암기가 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위해서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하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다시 듭니다.